블로그 번역 하나 때문에 잠을 못 잘 뻔했습니다
나이가 들어도 배우는 일은 끝나지 않는다
오늘 밤 블로그를 조금 손보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.
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.
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외국 사람들도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번역 기능을 조금 정리하면 되겠지 싶었습니다.
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.
갑자기 화면 위에 중국어가 나타났습니다.
“아니, 왜 중국말이 나오지?”
나는 한국말로 글을 썼는데 중국어가 보이니 순간 당황했습니다. 혹시 내가 뭘 잘못 눌러서 블로그 전체가 중국어로 바뀐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습니다.
하나를 눌러보고, 다시 돌아가 보고, 설정에 들어갔다가 나오고….
처음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갔습니다.
시계를 보니 밤 10시가 넘었습니다.
나중에는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.
“이거 해결 못 하면 나 오늘 잠 못 잡니다.”
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납니다.
젊었을 때는 새로운 기계를 배우는 것이 그렇게 두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. 모르면 물어보고,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배우면 됐습니다.
그런데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처음 보는 화면이 나오면 먼저 겁이 납니다.
‘잘못 누르면 다 없어지는 것 아닐까?’
오늘도 그랬습니다.
특히 “삭제”라는 말이 나오니 덜컥 겁이 났습니다. 몇 달 동안 정성껏 쓴 블로그 글과 사진이 혹시라도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 싶었습니다.
그래서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.
“이거 누르면 내가 쓴 것 다 지워지는 것 아닐까?“
결국 오늘 알게 된 것은 블로그가 중국어로 바뀐 것도 아니었고, 내가 쓴 글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었습니다.
내 글은 여전히 한국어로 잘 있었습니다.
그 사실을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놓였습니다.
그런데 오늘 일을 겪으며 번역 기능보다 더 중요한 것을 하나 배웠습니다.
나이가 들어도 모르는 것을 배우는 데 늦은 때는 없다는 것입니다.
젊은 사람에게는 몇 분이면 끝날 일이 나에게는 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.
괜찮습니다.
한 시간이 걸리면 어떻습니까.
어제 몰랐던 것을 오늘 하나 알게 되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.
나는 요즘 블로그를 하면서 참 많은 것을 새로 배웁니다.
사진을 넣는 법도 배우고, 글을 올리는 법도 배우고, 메뉴도 만들고, 영어로 된 컴퓨터 용어도 하나씩 익혀 갑니다.
어떤 날은 정말 답답합니다.
“내가 이 나이에 이걸 왜 하고 있나?”
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.
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, 바로 그것 때문에 블로그를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인생 후반전이라고 해서 새로운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니까요.
배울 것이 있고, 궁금한 것이 있고,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.
오늘 밤에는 중국어 몇 글자 때문에 진땀을 뺐습니다.
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.
그리고 결국 블로그가 아무 문제 없이 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.
오늘의 작은 교훈입니다.
모른다고 겁먹지 말자.
천천히 하면 된다.
잘못 누를까 두려우면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 된다.
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.
오늘도 하나 배웠습니다.
내일은 또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?
그것도 조금 기대해 봅니다.
“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.”
— 잠언 1:5


